'계림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11/01 관리자 [100年 편지. 29] 계림호 죠지 쇼우 선장님께 -김학민-
100년 편지

스물 아홉 번째 편지 - 2010년 10월 26일        

100년 편지

계림호 죠지 쇼우 선장님께  -김학민-


 

  조지 쇼우 선장님, 저는 10여 년 전부터 1921년 이후 선장님의 행적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선장님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을 것이 확실하므로 선장님의 기록이나 선장님의 후손, 친지들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 죠지 쇼우와 그의 가족들

   영국 국적의 아일랜드인 조지 쇼우는 만주 안둥현에서 무역회사 겸 태고선박회사 대리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자금 조달과 연락을 담당했다. 말년에 살던 푸젠성 푸차오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그의 가족사진. 아버지와 아들까지 3대가 일본 여성과 결혼했다.

(출처 : 한겨레신문 2010.1.3. "길을 찾아서" 중)


   제가 선장님의 행적을 찾게 된 것은 1999년 소설가 윤정모 선생의 부탁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윤정모 선생은 영국에 체류하면서 선장님을 모델로 하는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이 소설집은 「슬픈 아일랜드」라는 제목으로 2000년 8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윤정모 선생은 김구 선생의『백범일지』와 정정화 여사의『장강일기』에 붙인 선장님에 대한 나의 주석을 읽고, 내가 선장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나, 나는 실상 선장님에 대해 그 주석 이상은 알지 못했습니다.

   이후 선장님이 안동현에서 운영했던 이륭양행의 본사인 태고선박회사가 1832년 홍콩에서 설립된 자르딘 매터슨(Jardine Matheson)사였고, 이 회사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더 이상의 선장님에 대한 자료는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2000년 6월에는 유럽 배낭여행 길에 선장님의 조국 아일랜드에도 갔습니다. 수소문 끝에 더블린 대학에서 운영하는 ‘아일랜드인 가계찾기 서비스’(IGRS)가 있음을 확인하고, 선장님의 후손을 찾아달라고 신청하려 했으나, 많은 수수료가 부담이 되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윤정모 선생으로부터 선장님의 6촌 되는 친척 한 사람이 런던에 살고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얘기를 들었고, 수년 전 국가보훈처 공무원으로부터 대한제국 시기 일제의 조선 침탈을 규탄한 영국 언론인 배설 선생의 후손을 초청할 때 우연히 선장님의 친지가 동행했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광복 65주년을 기하여 국가보훈처가 우리 독립운동을 도운 외국인들의 후손들을 초청했을 때 선장님의 손녀라는 캐서린 베틴슨 여사도 왔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신문보도를 통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1백여 년 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선장님의 안동현 사무실은 우리 상해임시정부의 비밀 연락거점이 되었었고, 또 선장님이 부리시던 기선 계림호는 수많은 우리 독립지사들을 숨겨 만주, 상해 등지로 안전하게 망명하는데 이용되었지요.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임시정부 요인들의 망명, 정정화 여사를 비롯한 숱한 독립운동 자금 운반 비밀통로, 김산을 비롯한 의열단원들의 무기 운반 지원 등 우리 독립운동에 대한 쇼우 선장님의 헌신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선장님은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일제의 마수에 걸려 안동현에서 체포되어 서대문형무소에 구속되셨지요. 그리고는 기소되었다가 일제와 영국의 외교적 타협으로 풀려났으나 안동현에서의 기선 사업은 더 이상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가족과 함께 상해로 갔다가 이후 종적이 사라졌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도 아니고, 독립운동사 전공자도 아닌 제가 우연한 계기로 선장님의 행적을 찾고 있었으나 그간 아무 성과도 없었는데, 이렇게 선장님의 손녀라도 찾았으니 1백여 년 전 선장님이 우리 선열들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지 쇼우 선장님, 고맙습니다. 이제 선장님께서 어렵게 도와 주셨던 우리 독립지사들도 대부분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호탕한 선장님과 뜨거운 열정의 그 분들, 이제 하늘나라에서 백여 년 전 급박했던 안동현 부두가의 풍경들을 마음 편히 추억하시오. 한국인 모두 선장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모아 하늘로 실어 올립니다.

   



 김학민


  現 이한열 장학회 회장.


 
copyright src100년 편지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2010/11/01 09:49 2010/11/01 09:49

트랙백 주소 :: http://korea100.kr/tc/?/trackback/34